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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gsam
실직일 첫날, 걱정, 근심과 기대감이 섞인 2018년 9월 첫날이다. 공식적으로 이날이 처음으로 정식 가정주부가 된 것일까? 내가 집에 있고, 아내가 밖에서 일을 하는 그런 시스템의 시작. 아내는 나보고 몇 달 쉰다고 생각하고, 집에 있으면서 아이 돌보고, 집안일 좀 하다가 시간을 내서 운동하고 살도 빼라고 위로했다. 나는 알았다면서 골프 연습도 열심히 하고 중국어 공부도 하고 잘 해볼게 라며 희망을 품은 다짐을 했었다. 그렇게 실직자의 첫날이었지만 아내의 응원 덕에 의기양양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돌이켜 생각을 해 봐도 그 때 당시 나는 조금 쉬다 보면 금세 다른 일을 찾아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특히나 대학에서 계약교수를 역임하였고 그간의 연구실적도 남다르게 많았던 나로서는 매우 당연한 믿..
2018년 9월 1일 자로 잘 나가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집에서 쉬게 되었다. 남들보다 늦게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최근까지 열심히 일을 했으니 조금만 쉬었다가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실업자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쉬면서 집 안 일을 도맡아서 충분히 잘 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동안 직장 일을 하면서도 집 안 일을 적극적으로 도왔던 한 가정의 가장이었기 때문에 맘속으로 자신감이 있었다. 가정 일을 하게 된 계기는 아내가 첫 직장을 가지게 된 시점부터다. 2018년 2월 1일 입사 첫날부터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챙기고 6시경에 출근을 하여 부산에서 창원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정시에 퇴근한 적이 거의 없으며,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을 살아가고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그저 요일일 뿐..
"일어나세요... 아침 준비 다 됐어요" "어서 일어나,,, 유치원 늦겠다" "뭐 먹을거니?" "핸드폰 챙겼어요? 차열쇠는" "치카 다했니?" "옷은 뭘 입고 갈거니?" "오늘 늦게 들어와요?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 "나중에 유치원에서 보자, 먹고 싶은 거 없니?" 어느새 아침의 시작이 되어버린 나만의 멘트다. 이제 익숙해져서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그래도 이렇게 글로 쓰다보니... 새롭게 여겨진다.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집안 살림을 하다보니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주부도 월급을 받아야 한다는 것에 막연하게 주장했던 나는, 지금은 몸과 마음으로 공감한다. 가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유사하다. 절약을 해야 비용이 절감되고, 아프지 말아야 큰돈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생산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