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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gsam
매일 먹는 밥이 가끔은 지겨울 때가 있다. 밖에서 일할 때는 몰랐는데, 집안일을 하면서 삼시 세끼 차려 먹다 보면, 할 말은 아니지만, 식충이가 된 것 같다. 나 자신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점심과 저녁을 정당? 하게 먹기 위해서 열심히 집안일을 하고, 오늘 하루 무엇인가에 대해 목표를 잡아 일을 하고, 나의 경우는 글을 쓰고,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그간에 못했던 공부를 한다. TV에서 방영했던 삼시 세끼라는 프로는 정말 매 순간마다 이벤트가 있고, 구성원 간의 대화와 소통으로 재밌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집에서 혼자 있으면 절간처럼 조용함에 잠식되어 지루함이 배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다시 말해서 심심하다는 말이 가까울 것이다. 그래서 심심하지 않기 위해서..
부산대학교에서 늦게 학위를 받고 잘 버티다가 기회가 좋아서 나름 연구교수(계약교수)까지 일을 했던 탓에 나도 나 스스로에게 허세라는 치장이 강하게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아니면 내 나이 때문이었을까? 사실 8살 차이나는 아내와 결혼해서 살면서 나는 내 나이 또래 사람들과 잘 호흡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유인즉, 나이는 비슷할지는 몰라도 의외로 그들과 비슷하지 않은 구석이 있었다. 나는 유년시절, 내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가부장적인 태도로 행사하는 모습을 많이 보고 자라왔기 때문에 무겁고 무서운 집안 분위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남자가 우선이라는 것도.. 그래서 친숙하면서도 매우 싫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함께 아픔을 이겨내고, 함께 치유하며, 함께 행복하려고 노력한 세월을 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