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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나이주부 연재-청소 그놈, 참 어렵다

싸나이주부 2019. 7. 10. 14:00

주부의 손길과 살림의 질은 청소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솔직히 다른 것들은 연습을 반복하면 어느 정도 익숙해질 수 있는데, 청소는 정말 해도 표가 나지 않고, 해도 해도 끝이 없다. 특히 걸레 하나로 집안 모든 곳을 청소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거실은 물걸레로 닦아서 해결한다지만 기름때가 천지인 부엌은 적절한 화학약품에서 주부 9단의 조언을 받아들여 청소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화장실도 마찬가지다. 의외로 화장실은 비누, 때, 치약과 같은 물질들로 더러워지는 곳이라 이 또한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 특히 좌변기 청소는 보통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닦아야만 냄새가 나지 않는다.
먼저 거실과 방 청소는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 당기고 물걸레로 처리하면 된다. 신경을 써야 할 것은 카펫 청소와 널브러져 있는 물건들이다. 일곱 살짜리 딸아이 때문에 하루가 멀다 하고 거실 바닥이 더러워진다. 사실 이 때문에 매일같이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흔하다.
거실과 방 청소는 매일같이 해야 한다. 닦아도 닦아도 머리카락과 먼지는 늘 바닥에 떨어져 있고 거실에 있는 큰 책상과 카펫에는 천진난만한 딸아이 덕에 쓰레기로 넘쳐난다. 진공청소기 청소는 매일하고 바닥청소는 이틀에 한 번씩은 해야만 한다. 청소를 하지 않으면 자다 보면 어느새 입에 바닥에 굴러다니는 머리카락을 입에 물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청소는 필수다.

직장을 다닐 때는 그저 돕는 정도,,, 주말에 시간을 내어 청소를 하던 정도였는데, 주부생활을 하고 보니 청소는 매일이다.
그런데 쓸고 닦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닌데,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정리 정돈이다. 정말이지 정리 정돈은 좀 더 많은 시간을 요하는 것 같다. 가장 좋은 방법은 눈에 보이지 않게 치우는 것인데 내 눈에는 치웠다 싶어도 다른 사람에게는 그게 치운 것이 아닐 수 있다. 처음에는 이점에 대해 적잖이 불만이었지만 이 또한 체험을 해 보니 내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우고 정리 정돈해서 나쁠 건 없다. 집안에서 누군가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면 부족한 것이라 보면 된다. 지적 때문에 날을 새울 필요는 없다. 그러다 부부 싸움이 난다.
나는 오늘도 여전히 정리 정돈이 부족하다. 최대한 눈에 보이지 않게 찬장이나 창고에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 나의 숙제일 것이다. 아마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특히, 이런 청소에 대한 정리 정돈 차이는 지금까지 살아온 집안 배경이 받침 하는 것 같다. 내가 살아온 우리 집은 청소는 해도 정리 정돈을 잘 하지 않았던 집이었다. 대충 옷을 쌓아두거나 겹겹이 쌓아둠으로써 정리 정돈을 대신했었다. 그리고 결국엔 버릴 것인데 버릴 만한 물건도 아까워서 쌓아두고 살았었다. 나의 유년과 청소년 시절을 살아온 우리 가족에게 핀잔을 두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살아보니 그래도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쌓아두면 함께 먼지도 쌓이고 결국 가족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난 오늘도 예전의 습관과 생활방식 때문에 늘 부족하다. 참으로 습관이 무섭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반면 화장실 청소는 의외로 간단하다.
물때를 지우거나 변기 청소를 하는 게 어렵지는 않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청소하기 꺼려 하는 곳이라 내가 해온 방식이 정석이 된 듯하다. 그래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내 아내가 검사를 하게 되면 분명 나는 인지하지 못했던 문제가 지적될 것이라 본다.

화장실 청소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변기 청소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안쪽 부분을 닦는 것이 중요한데 나는 변기 청소용 솔로 청소하기보다 물티슈로 안 보이는 부분을 직접 닦아낸다.
먼저 세균 때문이라도 욕실 세재를 이용해서 보이는 곳과 안 보이는 곳에 골고루 약품을 뿌려두고 약 10분간 방치해 두었다가 닦는다. 마지막에 물티슈를 이용해서 안 보이는 부분을 닦는데. 그렇게 청소를 해도 늘 누런 이물질이 묻어 나오는 곳이다.
다음은 개수대인데 개수대에는 물때가 많이 낀다. 안 쓰는 칫솔로 닦아보지만 늘 자국이 남아 있다. 락스를 써도 여전히 잘 닦이지가 않는다. 베이킹소다로 청소하면 꽤나 잘 닦이지만 그래도 매번 뿌려가면 청소하기가 적잖이 시간을 들인다. 그런데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화장실로 청소 티슈를 사용하면 신기하게도 잘 닦인다. 정말 신기하다.
천 원의 가치가 여기서 느껴진달까? 물때가 잘 닦이면 기분까지 시원해진다.

가장 문제는 부엌 청소다
부엌 청소는 크게 부엌 바닥, 싱크대, 찬장, 레인지와 오븐, 마지막으로 환풍기 청소로 나뉜다.
부엌 바닥이나 싱크대, 찬장, 레인지와 오븐 청소는 그런대로 쉽게 끝낼 수 있다. 그런데 환풍기 청소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고 쉽지가 않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요리할 경우는 난리도 아니다. 집에서 맛난 음식을 하는 것도 좋은데 먹고 난 뒤 뒤처리가 보통 성가신 게 아니다. 가끔은 아내가 외식하자고 하면 정말 반가울 따름이다. 요새는 외식하자고 하면 나도 모르게 아부가 천장을 뚫는다.

밖에서 외식하는 게 뭐가 그리 좋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주부가 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정말 좋은 일이다. 저녁에 고기 외식을 하는 날이면 기분은 더 좋아진다. 설거지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환풍기에서 떨어지는 기름과 레인지에 묻은 기름이 적잖이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환풍기 말고는 다른 부분은 물 걸래나 다이소에서 파는 부엌 전용 물티슈로 충분히 청소가 가능하다. 그러나 환풍기는 청소에 나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환풍기 망에 서려 있는 기름은 제거하기가 쉽지가 않다. TV에서 다양한 정보가 쏟아져 나와 적극 활용하지만 막상 해 보면 늘 부족함이 남는다.
뜨거운 물로 세척을 하면 된다지만, 사실 뜨거운 물을 만드는 데 드는 전기비도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다.

현재 나는 여러 번 청소를 하다 보니 나만의 방법을 찾아서 잘 해결하고 있는데, 최대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오렌지 세재를 사용해서 환풍기에 있는 망을 청소한다. 오렌지 세재도 다이소에서 저렴하게 판매 중에 있는데 효과가 매우 좋다. 화장실 청소에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우선 망을 걷어내서 싱크대에 놓아두고, 베이킹 소다를 뿌려 두고 그 위에 오렌지 세재를 골고루 뿌린다. 약 15분간 기다린 후 더운물로 흘려보내면서 안 쓰는 칫솔로 닦아내 준다. 그러면 싱크대 쪽에 망에 서렸던 기름들이 붙어서 찐득해지는데 싱크대에 묻은 때를 세재로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싱크대에 더운물을 받아서 망을 두고 베이킹 소다를 뿌려 약 10분간 더 두어 남은 기름을 제거하고 말리면 된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 봤지만 이 방법이 가장 잘 기름을 제거하는 것 같다.

청소는 가정 일에서 매우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간단하게 생각했던 청소가 직접해 보면 정말 힘든 일이다. 시중에 청소에 관한 각종 세재들이 넘쳐 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청소라는 그놈은 참으로 어렵다.
이 또한 익숙해지려면 한동안 많은 수련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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