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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나이주부 연재-아침식사

싸나이주부 2019. 7. 10. 14:02

새벽 5시 또는 6시에 일어나서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이곳 김해로 이사 오기 전 부산에서 거주할 때는 항상 새벽 5시에 기상을 해서 아내의 아침식사를 준비했었다. 식사를 하고 부산에서 창원까지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이른 시간에 기상하지 않으면 안 됐다. 당연히 아침 식사가 질적으로 그리 좋을 리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맛없는 음식을 잘 먹어준 아내에게 그저 감사할 뿐....

이제는 김해로 이사 와서 좀 더 잠을 잘 수 있는데, 그동안 연습을 잘 해서인지 아침 6시에 자동적으로 일어나 식사 준비를 한다. 밥은 밥솥이 하기 때문에 밥만 앉히면 끝이다. 그리고 아침에 먹을 야채와 주스, 간단한 국거리만 준비하면 나머지는 냉장고에 있으니 금방 차릴 수 있다. 가끔은 한식보다는 아침에 토스트를 원하는 날에는 직접 요리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렇지 이 또한 토스트를 프라이팬에 굽고, 계란 프라이나 스크램블 에그를 준비해서 내놓는다.

초기에 아침식사를 준비할 때는 거의 1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지금은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여 한식은 밥이 되는 15분 시간이면 준비가 되고, 양식이나 일품요리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아침에 나물을 만들거나 신선한 반찬을 만들 참이면 다소의 시간이 걸린다.
지금까지 걸린 시간을 기록한 바 있는데. 최고로 오래 걸렸던 아침 식사 준비 시간은 약 1시간 20분 정도였다. 그때는 반찬 4가지를 만들고 고기 굽고, 생선 굽고 했었다. 아내와 딸아이 생일상 준비에 드는 시간이다. 아침식사 말고는 가장 장시간 음식을 준비하는 경우는 제사나 명절 상차림이고, 다음으로 우리 가족만의 파티 준비인데 거의 오전 10시 준비하면 오후 2시경에 끝나는 것 같다. 하긴 가짓수도 많고 양도 많으니.. 당연한 거겠지.

요즘은 설거지거리도 줄이고 쉽게 할 수 있는 요리를 선호한다.
물론 아침에 먹어서 부담이 덜한 음식을 찾고 있다. 최근에 준비한 요리로 참치 포케가 그것이다. 열을 가할 필요도 없고, 칼질해서 재료만 준비하면 언제든지 맛있게 먹고 부담이 덜한 음식이다.
아침에 먹어서 좋은 음식을 들라면 내가 추천하는 음식은 4가지 정도다.
우선 방금 전 언급했던 참치포케가 있을 것이고, 토스트와 스크램블 에그, 초밥, 덮밥들 들 수 있다.

무엇이 먹고 싶든 간에 요즘은 많이 익숙해져서 금방 준비해서 아침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의외로 다른 고민이 생겼다.

밖에서 일하는 아내를 위해서 다음날 아침 식사를 뭘 준비할까이다. 밤에 늦게 오는 아내에게 매번 물어보는 것도 생각보다 미안한 노릇일 때가 있다. 그래도 늦더라도 내일 아침은 이런 거 먹고 싶다고 말해 주면 나로서는 매우 쉬워진다. 어떨 땐 자정이 넘어서 지친 상태로 들어와 바로 잠을 청하다 보니 뭐라고 물어보기가 그리 쉽지 않다.

요리가 생각보다 머리를 쓰는 일이다.
재료 준비에서 조리 순서, 그리고 맛까지 골고루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들 어머니는 습관이 되어 이거 착 저거 착 넣어도 맛있는 밥을 만들었지만 생각보다 그러기까지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짧은 시간에 음식을 만들려면 빠른 재료 손질과 막힘없는 조리 순서가 필수다. 간이야 조리하면서 맞춰 간다지만 재료 손질과 조리 순서는 어느 정도 연습을 해서 숙달할 필요가 있다.
오늘 아침도 아내가 잘 먹고 출근해 주면 내가 오히려 감사해진다. 그리고 어느새 아침식사가 나의 하루의 시작이 되어버렸다. 아침에 잘 먹고 출근해 주면 기분 좋게 하루가 시작되고, 뭐라도 잘못되어 맛이 덜해서 억지로 먹거나 못 먹고 출근하게 되면 나의 하루도 엉망이 된다. 사실 비상이다.
우리 어머님들도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사실 조금은 옛날 사람이다.
가부장적인 것은 싫어하지만 누군가 집안을 위해서 노력한다면 나머지 가족의 일원은 그를 위해 응원해야 한다고 믿는 나름 보수적인 성향을 갖춘 남자이다. 이런 내가 막상 전업주부로 살다 보니 자연스레 안사람? 이 되어간다. 가끔씩 내 딸아이가 나보고 자연스럽게 "엄마"라고 부를 때가 있는데... 엄마든 아빠든.. 뭐 상관이 있나... 그저 맡은 바 일에 충실하면 되지..


아내의 아침식사가 끝나고 출근을 하고 나면, 잠시 후, 딸아이 식사를 준비해서 먹여야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딸아이 아침 식사가 매우 힘든 일 중에 하나였다.
잘 먹어주지도 않고,,, 먹을 때마다 딴짓을 하는 딸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많았다.
2018년 2월, 아내가 직장에 취직한 날부터 내가 아침식사를 맡았는데, ,그동안 아침 먹이느라 고생했을 아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인형극 하면서 먹였을까... 인형을 가져와서 마치 인형이 밥을 먹이는 것처럼 퍼포먼스를 해야만 겨우 먹어 주었다.
그랬던 딸아이는 요즘은 알아서 잘 먹는다. 자기도 이제 7살이라.. 나름 컸다고...
딸아이 아침식사는 생각보다 준비하는 데 크게 힘이 들지 않다. 주로 과일로 아침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밥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는데 미역국이 나오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의 경우 아침밥을 꼭 먹고 나간다. 특히 미역국은 남해식을 선호한다. 남해식 미역국은 소고기와 같은 다른 재료를 넣지 않고 순수하게 미역으로만 끓이는 미역국을 말한다.

남해식 미역국은 원래 생미역을 사용해야 하는데, 일단 없으니 집에서는 말린 미역을 잘 불려서 물기를 꼭 짜고, 맑은 물에 넣어 끓여 준다. 그리고 마늘 2쪽 정도 넣은 다음에 멸치 액젓으로 간을 하면 끝난다. 의외로 정말 간단한 미역국이지만 맑은 국물이 깔끔해서 우리 가족들은 좋아한다.

그리고 딸아이는 의외로 야채랑 김치를 상당히 좋아하는 데 이 때문에 식사시간에 전쟁을 치를 필요가 없다. 어쩜 나에게 있어서 큰 복일지 모른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침에 아이 식사로 전쟁을 치른다고들 하던데..

이제 7살이 되어 어른이 먹는 음식도 곧잘 먹는 우리 딸...
작년에 비해 외식을 할 때도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어졌다. 항상 아이와 함께 먹는 것을 우선시하다 보니 우리가 먹고 싶었던 것은 늘 뒷전이었던 적이 많았다.
그래도 요즘 들어 아이의 아침이 신경 쓰이고 있다.
7살이라서 뇌성장과 신체성장에 많은 변화가 있을 시기인데 아침마다 과일을 선호해서 조금은 걱정이 된다. 비타민이야 충족하겠지만, 반면 3대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물론 유치원 점심시간에 식사를 하고 저녁에 집에서 식사를 하긴 하지만,,, 혹여 빈혈이라도 있을까 늘 걱정이다.

아침식사는 주부에게 있어서 하루를 책임지는 나름 중요한 미션이라 생각한다.
사실 전업주부가 되기 전에도 아침은 내가 준비했는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욱더 아침식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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