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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나이주부 연재-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본문
월요일 아침은 늘 지친다.
지쳐서 힘든 아침을 피하려 일요일 밤에 일찍 잠을 청하지만,,, 늘 피곤하다.
일하러 나가는 아내는 시곗바늘처럼 정확히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고 출근하지만,,,
역시나 딸아이는 시간이 갈수록
잠자는 장유의 딸인가?
적어도 7시 50분에 기상해서 아침 식사를 하고 유치원 등원 준비를 해야 하는데,,,
월요일 아침만 되면 늦장이다.
7시 50분의 아빠 목소리는 매우 부드럽게 "우리 딸,, 일어나라 일어날 시간이야"
8시가 되면 조금 목소리가 높아진다. " 일어나 딸"
8시 5분이 되어도 일어나지 않으면 "인나,,, 빨리" (사투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8시 10분이 되어도 일어나지 않으면 "마~~~ 어여,,, 빨리, 늦었어"
그제서야 오만상을 내비치면서 뭉그적 거림과 함께 일어난다.
그나마 오늘 아침은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평상시 딸아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음악에 맞춰서 이상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음악이 들리기 시작하니 아이는 눈을 뜨다가 이상한 춤을 추는 아빠를 보면 '피식'하고 웃는다.
그리고 한 마디 한다.
"아빠 그거 말고 다른 음악 틀어주세요"라고..
그리고 다시 엎드린다....
결국, 나는 8시 10분에 시전하는 사자후를 외친다. "마~~~ 어여,,, 빨리, 늦었어"라고..
결과적으로 끝은 오만상으로 일어난다.
돌이켜 기억해 보면,, 나도 어렸을 때, 정말 늦잠을 잤던 것 같다.
그러나 어머니의 차가운 물방울 공격으로 때론 강한 등짝 스매싱으로 일어났었는데...
누굴 원망할까... 아마도 부전여전인가 보다.
이렇게 힘든 월요일 기상을 시작으로 딸아이의 아침은 과일로 대신하고,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로션과 선크림, 옷을 입으면 바로 등원 준비가 끝이 난다.
다행히 9시 전에 등원을 할 수 있었다. 유치원에 가보니 다른 아이들은 이전부터 와서 유치원 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딸아이는 그 틈을 당당히 등원한다.
등원하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또래 아이보다 키가 많이 큰 것 같다.
아마도 3월 생이라 그렇겠지만,,, 유치원생이라기보다는 초등학생 1학년이래도 믿을 것 같다.
월요일 아침의 모든 절차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홀)애비 냄새가 심하게 나는 이불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설거지거리를 정리한다.
잘 말린 식기와 도구들을 정리하고,,
드디어 모든 주부의 로망? 커피 한 잔을 내린다.
따뜻한 커피와 함께 컴퓨터 전원을 켜고,,, 주말에 하지 못한 블로깅을 시작한다.
월요일 아침은 늘 기도 같지 않은 기도를 한다.
이번 한 주도 잘 보내게 해달라고..
회사를 다닐 때는 몰랐는데, 주부생활을 하면서 내 생활에 변화가 있다면
가정의 모습을 그대로 눈과 몸, 마음으로 담다 보니... 모든 것에 신경을 쓴다는 점이다.
생활 속의 리스크 RISK를 좀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절로 아침마다, 특히 월요일 아침이면 기도 아닌 기도를 하며 시작한다.
오래전 우리 어머님들이 새벽마다 치성을 들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흡사 비슷하달까?
사실 가정에 머물면서 내가 모르는 RISK 들에 대해 늘 조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딸아이가 유치원에서 싸우지는 않을까? 다치지 않을까? 회사에서 아내에게 무슨 문제가 있지 않을까? 마음은 많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RISK라는 게 내가 직접 관여가 되면 RISK를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RISK에 대한 걱정이나 고민이 덜하지만 집에 머물러 있는 가정주부에게는 보이지 않는 RISK 자체가 늘 걱정과 고민으로 남게 된다. 딸과 아내에게 주어지는 RISK가 건너 건너 생각하면 결국엔 나의 RISK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은 매일 아침 치성을 드리는 옛 어머님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은 안전을 위한 기도를 드리며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다. 꿈보다 해몽이지만, 어쩌면 월요일 아침이 다른 날보다 할 일이 많은 것은 한 주 시작을 조심스럽게 시작하라는 의미에서 힘든 게 아닐까?
몸과 마음이 불편함을 느낄 때,,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기 때문이다.
오늘도 이렇게 가정주부가 되어 미처 몰랐던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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