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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나이주부 연재-주말 식사 본문
막상 전업주부로 지내다 보니 적잖이 식사 문제가 고민거리로 작용한다.
내일 아침 뭐 먹을지,,, 저녁은 뭘 준비해야 할지...
특히 주말이 다가오면 어떤 걸 먹어야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지가 고민이다.
직장 일을 할 때는 오히려 주말 식사가 즐거웠다.
일이 바빠도 주말에 뭘 먹을지가 나름 휴식시간에 가지는 재미있는 상상이었으니까.
혼자서 뭘 먹을지 그림도 그리고 레시피도 짜보고.... 당시 요리는 내게 재미였고 나만의 자랑거리 정도로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4시간 집에 있기 시작하면서 매일같이 식사 준비를 생각해 그런지,,,
뭘 먹을지에 대한 아이템들이 고갈되어가는 것 같다.
뭔가 더 특별한 것을 찾아야 해... 반드시.... 라는 약간의 강박감?
그리고 적잖이 고민스러운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몸으로 느껴지는 음식 재료 값이다.
전업주부 처음에는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 요리 능력과 다양한 재료에 대해 무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내가 하고 싶은 요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나고 레시피를 이해하고 요리하는 능력은 변함이 없는데 다양한 재료에 대한 무한 관심에 대해 조심스러워졌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직장 일을 하면서 구매했던 이전의 요리 재료의 값이 이제는 전과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값도 값이지만,, 전에는 아내가 시장을 주로 봤었기 때문에 그리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탓도 있다. 대략은 가격을 알았지만, 지금과 같이 막상 시장을 볼 때면 마트 안에서도 늘 망설여지고 전과 달리 많은 고민을 거쳐서 구입하고, 필요해서 구입했지만 10만 원이 넘어갈 때마다 죄인이 되는 것 같다.
낭비의 죄인...
그래서 그런지 최대한 절약해서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전처럼 음식 만드는 것이 마냥 신나지는 않다.
게다가 그동안 이런저런 요리를 해서 딸아이 입맛을 고급화 시켜 놓으니,,, 약간이라도 맛이 덜하면 바로 알아차린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재료 자체의 질이 차이 나다 보니 맛이 다를 수밖에...
한 번은 복수박이 있고 애플수박이 마트에 있었는데... 애플수박이 가격이 매우 저렴했다.
전 같으면 그냥 복수박을 사거나 큰 수박을 샀을 텐데... 주로 딸아이 혼자 먹을 거란 생각에 작은 애플수박을 구입했었다. 그러나 한 입 먹더니,,, 바로 알아차린다.
"아빠 맛이 없어요"라고
그날 나는 수박 중간 부분만 딸아이에게 먹이고 나머지는 내가 먹었다.
뿐만 아니다. 나 혼자 점심용으로 먹을 거라고 저렴한 만두를 구입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는데..
아내가 그것을 보고 만두 라면이 먹고 싶다고 해서 끓여 주었더니... 만두가 맛이 없다고 한다.
내가 먹어봐도 라면과 함께 먹기엔 만두 맛이 영 ~~ 아니었다.
집에서도 나 말고는 잘 먹지 않길래 샀더니... 결국 이래저래 "싼 게 비지떡"이라는 것을 증명하고야 말았다.
어쨌든 전업주부를 하면서 변명 같지만,, 전보다 요리에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다.
오늘 같이 금요일이 되면 생각이라는 걸 하게 된다.
뭘 준비할까?라고..
그리고 물어본다. "주말에 드시고 싶은 거 없어요?"라고..
우리 집은 주말에도 아내가 출근을 할 때가 많이 있기 때문에 함께 식사를 하게 되면 나는 꼭 집에서 식사를 하려고 유도하는 편이다. 이유는 가장 편하고 기분 좋은 식사시간을 가지고 싶기 때문이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식사를 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고, 서로 웃으면서 먹을 수 있는 그런 장소, 그곳이 집이다.
그런데 요즘은 나 스스로 타협을 하고 있다.
전에는 집에서 주로 하는 편이라면,,, 같은 값이면 더 맛있게 하는 식당을 찾아 외식을 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
집에서 돼지갈비를 먹고 싶어서 마트에서 3만 원어치 고기를 샀고, 버섯에서 파, 양파 등 여러 가지 식재료와 양념을 샀었다. 물론 사용하고 남은 재료가 있기 때문에 저렴할 수 있지만, 특별히 계산적으로 살림을 하지 않으면 남겨진 재료가 쓰레기로 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쨌든 집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 음료 및 술까지 모두 포함하여 약 7만 원이라는 돈이 들었다.
물론 맛나게 먹고 좋은 자리였으나,,, 혼자서 생각을 해 보니... 집에서 해 먹는 것이 마냥 저렴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돼지갈비에 숯불이 없었고,,, 고기 3만 원어치는 양은 매우 적당한 편이었고,, 재료와 양념이 남았다지만,,, 먹은 것에 비해 너무 많이 남았고,,, 설거지에 음식을 만드는 노동비용,,, 마지막으로 부엌 청소에 분리수거까지 생각해 보니... 절대 저렴하지 않았다.
오히려 7만 원어치 돼지갈비를 식당에서 먹었더라면 더 저렴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해 장유 인근에 돼지갈비 무한리필 제공으로 1인당 13,900원이라고 한다.
우리 3식구가 푸짐하게 먹고 소주에 맥주, 음료를 마셔도 약 6만 원 정도의 가격이 나오는 셈이다.
양념과 재료가 어느 정도 남았다지만,,, 그것이야 언제 쓰일지 모르는 일이고.. .
그래서 요즘은 타협을 한다.
집에서 해 먹기에 손이 많이 가거나 식당과 비교해 볼 때, 오히려 비싸게 재료비가 들면 외식하는 것으로..
반대로 집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음식이거나 내 마음이 동할 때, 그리고 아내가 반드시 집에서 먹자고 할 때 집에서 먹는 것으로...
전업주부가 되기 전에는 가족이 외식을 하는 것이 낭비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외식을 통해서 낭비를 줄일 수 있고 심지어 내수 활동을 증진시켜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오래전 외식이 가정식보다 비쌌다면,,,
지금은 외식이 가정식보다 저렴하다.
이런 생각도 해 본다.
좋은 가정주부라고 해서 반드시 요리를 많이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정보를 수집해서 더 좋은 장소에서 더 맛있는 음식을 적당한 가격에 먹는 것도 주부의 능력일 것이다.
오늘은 금요일이다.
내일은 뭘 준비해야 할까?
(당신은 외식을 하고 싶다.~~~~~ 외식 ~ 외식 ~ 외식 ~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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