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gsam
싸나이주부 연재-양육, 쉬운 게 아니다. 본문
실적 전부터 나는 아침을 차리고, 퇴근해서 처갓집에 들러 아이를 데려와서 간식 먹이고 목욕시키는 일은 꾸준하게 해왔었다.
나보다 더 바쁜 아내를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내가 집안일을 하는 게 더 잘 맞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그러다 2018년 9월 1일 실직일 첫날부터 딸아이 하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직접 마중 나가기 시작했으며, 그러다 보니 딸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처음은 아빠가 마중 나온다는 게 딸아이에게는 너무나도 기분 좋은 일이었는지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그런데 그런 좋은 분위기가 마냥 지속되지는 않았다.
둘이 있다 보니 어느 순간 딸아이는 내 말을 잘 듣지 않을 때가 생겼고,,,
아이의 반응을 잘 모르고 있던 나는 내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화를 낸 적도 많았다.
늘 입에 달고 있던 말이 "네 엄마 말은 잘 들으면서 왜 내 말은 안 듣는 거니?"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주 양육자가 엄마였을 때 익숙한 생활 패턴이 나로 넘어오면서 딸아이도 적잖이 혼란을 겪은 셈이라 생각이 된다.
엄마는 되는데 아빠는 안 되는 것들...
그러다 보니 자기 입장에서는 일관성이 없다 보니 규칙을 어겨도 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잘 모르는 아빠는 어느새 몰라서 넘겨 버리고,, 딸아이는 그 순간에 그래도 되는가 보다 인지했던 모양이다.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주 양육자의 변동에 따른 아이의 반응은 정말 전문적인 지식이 있지 않고서는 그냥 넘기거나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요인이 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아내가 나를 위해서 많이 배려했었다.
대개는 남편에게 탓을 돌리는데... 아이 엄마는 주 양육자의 변동에 대해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말을 했고,,, 모든 의사결정을 아빠에게로 돌렸었다.
그리고 자기가 주 양육자일 때는 이렇게 저렇게 했으니... 참고하라고 나에게 미리 말을 해주었다.
즉, 아이는 부모의 일관성이 무너지면 그 틈을 타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해도 되는 것으로 인지하게 된다.
남자가 가정주부가 되어 어린아이를 양육하게 되면 먼저 주 양육자의 육아 지도를 일관성 있게 따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주 양육자에 대한 인지가 아이에게 심어지면 그때 필요에 따라 나에게 맞는 양육법을 시도하고, 동시에 자신의 아내에게도 이렇게 변했으니 참고해 달라고 알리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
생각보다 주 양육자가 변동되는 시점에 가정에 적잖이 불화가 있는 것 같다.
대개는 아이에게 모든 화살이 돌아간다. 말을 듣지 않는다고...
양육, 정말 쉬운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어렵다는 말이 맞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아주 어렸을 때는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면 끝이었지만,,
미운 4살을 지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아빠든 엄마든 생각을 변화해서 아이를 대해야만 한다.
지금 7살인 내 딸아이는 내가 틀리게 행동하거나 말을 하면 지적한다.
아이 입장에서는 어른들의 말이 곧 약속이자 규제이기 때문에 이를 어길 시에는 당연히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하루는 내 몸이 피곤하고 모든 게 귀찮아서 화장실을 사용하면서 환풍기를 트는 것을 잊었다.
그랬더니 잠시 후, 딸아이는 환풍기를 틀지 않고 화장실을 사용했다고 지적한다.
이때 나는 "앗! 미안, 아빠가 깜박했네"라고 바로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
오히려 어른도 실수할 수 있다는 면을 보임으로써 지금까지 지켜온 규칙에 대한 일관성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어른이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어른도 실수하면 인정하고 사과함으로써 아이에게 지켜야 할 규칙은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심어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왜냐하면 열외의 법칙을 부여하면 누구든지 그 열외에 탑승하고자 하니까.
그런 현상은 오히려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많이 보지 않나?
어쨌든 7살이 된 내 딸아이는 전보다 많은 것들에 노출되어 있고,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으며, 부모 이외의 사람들 사이에서 더 다양한 행태를 봐서 그런지... 가끔은 귀여운 7살 딸아이라기보다는 인간 대 인간으로 보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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