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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gsam
거짓말은 나쁘다. 그러니 거짓말을 하면 벌을 받아야 해! 하루는 하원하던 중에 딸아이가 아빠에게 색종이를 준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빠, 유치원 같은 반 아이가 준 건데요. 읽어보세요."라고.. 색종이를 열어보니.. 딸에게 보낸 편지 같은데,,, 내용이 서현이에게 기분 나쁘라고 쓴 내용이었다. "네가 가만히 있는데. 이 편지를 준거야? " "네, 걔가 저에게 줬어요." 최근 그 아이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편지까지 써서 놀린다는 생각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에게 다음번에 비슷한 편지를 받으면 버리지 말고 아빠에게 전해 달라 말을 하였다. 집에 돌아와 아이 엄마와 이야기를 나눴고.. 만일 그 아이가 지속적으로 딸아이에게 괴롭힌다면 문제시해야 하지 않을..
집에서 전업주부로 일을 하다 보니 전보다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틈날 때마다 적어둔 메모는 어느새 기업의 습작으로 남는다. 수많은 메모들 중에 대부분은 현실에 대한 불안과 불만, 그리고 이런저런 계획들이다. 게다가 사업구상안까지. 그러나 사업구상은 늘 한계에 부딛힌다. 메모 1 - 선입견의 무서움은 진실을 바로 보지 못하게 한다는 것 차별은 차별을 낳고, 포용은 포용을 낳는다. 메모 2 - 통찰력 요소 자신의 경험 (공부, 실전 경험 등) 다른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 경험과 조언들 이전 유사 패턴 이슈 역사 지식 상상력과 실행 능력을 바탕은 예측 메모 3 - 어려운 인생을 극복하기 위한 진통제는 아마도 ‘의욕’일지 모른다. 의욕은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마음가짐이며, 의욕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위한 ..
실적 전부터 나는 아침을 차리고, 퇴근해서 처갓집에 들러 아이를 데려와서 간식 먹이고 목욕시키는 일은 꾸준하게 해왔었다. 나보다 더 바쁜 아내를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내가 집안일을 하는 게 더 잘 맞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그러다 2018년 9월 1일 실직일 첫날부터 딸아이 하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직접 마중 나가기 시작했으며, 그러다 보니 딸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처음은 아빠가 마중 나온다는 게 딸아이에게는 너무나도 기분 좋은 일이었는지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그런데 그런 좋은 분위기가 마냥 지속되지는 않았다. 둘이 있다 보니 어느 순간 딸아이는 내 말을 잘 듣지 않을 때가 생겼고,,, 아이의 반응을 잘 모르고 있던 나는 내 말을 잘 듣지..
유치원 하원 시간이 되어 딸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갔는데, 내 딸이 날 보자마자 시무룩해져 있다. "무슨 일이야? " "무슨 일 있었어?" "선생님한테 혼났어?" 시무룩한 표정으로 딸아이는 "아니요"라면 짧게 말을 끝낸다. 나는 궁금했지만 유치원을 마치고 바로 부산 처가 댁에 가야 했기 때문에 바쁘게 차를 몰았다. 고속도로로 차를 올리고,,, 분위기를 살핀 후에 딸에게 다시 물었다. "딸,,, 많이 안 좋아 보이네... 어디 아프니? " "필요한 거 있어?" 그제서야 딸은 입을 열었다. "아빠, 아 오늘 유치원 남자 애들한테 가슴을 다섯 번 강하게 맞았어요" 하면서 울먹인다. 순간 집안일하면서 억눌러져 있던 분노라는 녀석이 올라왔다. "뭐? 누가 그랬어? 상세하게 말해봐" 나는 놀란 나머지 목소리가 자연..
2019년 1월 초에 이곳 김해로 이사 와서 유치원에 딸아이가 입학하기 전까지 약 3달 동안 딸과 함께 하루 종일 지냈다. 만일 부산에 있었더라면 유치원에서 방학기간 동안 방과 후 과정을 다녔을 텐데... 김해로 이사 오면서 3월에 입학기 전까지 꼼짝없이 나는 딸과 함께 해야 했다. 이사를 와서 어질러진 짐을 정리하며, 틈틈이 딸과 함께 김해 인근의 관광장소나 카페를 찾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나름 계획을 세워서 딸아이와 공부도 같이하고, 정말 바쁘게 살았다. 어쩌면 딸아이와 함께 보낸 3달이 딸과 가장 친밀하게 지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이전까지만 해도 아이의 눈에는 아빠가 엄마 대신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3개월의 기간 동안 아빠가 엄마 대신이 아닌 아빠가 자기를 돌보는 직접적인 양육자라고 인식하..
전업주부로 살 거라는 마음먹기 전에는 늘 한 걸음의 여지를 두고 살았다.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나도 다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설령 정말 주부로 산다고 해도 처음엔 충분히 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 어느 때보다 주부 이상의 주부처럼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솔직히 되돌아 생각해보면 맨 처음 지닌 마음가짐을 이어가려는 데 상당히 고통스러웠던 것 같다. 특히 실직 이후에 가족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과 일을 그만두고 집에 있으면서 뭐라도 해서 증명해 보여야 한다는 생각… 더욱이 육아를 잘 해 보이겠다는 생각…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다짐의 부담감 때문에 더 힘들었고 점진적으로 몸이 힘겨웠다. 흔히 이야기하듯이 밸런스가 엉키기 시작..
월요일 아침은 늘 지친다. 지쳐서 힘든 아침을 피하려 일요일 밤에 일찍 잠을 청하지만,,, 늘 피곤하다. 일하러 나가는 아내는 시곗바늘처럼 정확히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고 출근하지만,,, 역시나 딸아이는 시간이 갈수록 잠자는 장유의 딸인가? 적어도 7시 50분에 기상해서 아침 식사를 하고 유치원 등원 준비를 해야 하는데,,, 월요일 아침만 되면 늦장이다. 7시 50분의 아빠 목소리는 매우 부드럽게 "우리 딸,, 일어나라 일어날 시간이야" 8시가 되면 조금 목소리가 높아진다. " 일어나 딸" 8시 5분이 되어도 일어나지 않으면 "인나,,, 빨리" (사투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8시 10분이 되어도 일어나지 않으면 "마~~~ 어여,,, 빨리, 늦었어" 그제서야 오만상을 내비치면서 뭉그적 거림과 함께 일어난다..
막상 전업주부로 지내다 보니 적잖이 식사 문제가 고민거리로 작용한다. 내일 아침 뭐 먹을지,,, 저녁은 뭘 준비해야 할지... 특히 주말이 다가오면 어떤 걸 먹어야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지가 고민이다. 직장 일을 할 때는 오히려 주말 식사가 즐거웠다. 일이 바빠도 주말에 뭘 먹을지가 나름 휴식시간에 가지는 재미있는 상상이었으니까. 혼자서 뭘 먹을지 그림도 그리고 레시피도 짜보고.... 당시 요리는 내게 재미였고 나만의 자랑거리 정도로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4시간 집에 있기 시작하면서 매일같이 식사 준비를 생각해 그런지,,, 뭘 먹을지에 대한 아이템들이 고갈되어가는 것 같다. 뭔가 더 특별한 것을 찾아야 해... 반드시.... 라는 약간의 강박감? 그리고 적잖이 고민스러운 것이 하나 더 있는데,,..